친환경생활의 시작, 환경마크 탄생 비하인드(2)

회장님 환경마크 제품만 구입하시느냐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4-08-05 10: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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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야사'는 환경분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환경과 관련한 여러 가지 이슈들속에 숨어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다루게 된다. 이번 호(통권 308호)에는 지난 달에 이어 환경마크 탄생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이상은 한국환경한림원 회장

 

2001년 내가 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직에서 물러나 대학 교수로 자리를 옮기며, 후임 원장으로 윤서성 전 차관이 취임하게 됐다. 그런데 관례적으로 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이 환경마크협회 부회장을 맡게 되어 있어 환경마크협회로서는 회장과 부회장이 동일인인 묘한 상황이 됐다. 

 

더욱이 국책기관장이 임의 단체의 장을 맡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어서 회장을 사임하고 후임 회장을 물색하였는데 결국 그 회장직을 본인이 맡게 됐다.

 

다시 환경마크협회 회장으로 회장을 맡고 보니 그동안 직원도 보강됐고, 환경마크 인증 업무도 자리가 잡혔으며, 적은 규모지만 정부 지원금도 지속되어 재정적으로도 어느 정도 안정돼 1998년과 같이 운영비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 할 필요도 없었다. 

 

따라서 내실을 기하고 환경마크 인증을 받은 제품이 시장에서도 환영받아 기업 이익 창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로 정착시킬 필요가 있었다. 이를 위해서 환경마크 인증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제고해야 할 필요가 있어 언론기관들을 노크하기 시작했다.

 

방송 중 솔직한 답변, 한동안 후회해

 

언론에서도 의미 있는 일로 받아들여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이 제도를 알리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으나 재정적인 부담으로 본격적인 홍보는 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2002년 3월 MBC로부터 매일 오전 11시에 방송되는 '차인태의 MBC초대석'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사전에 작가로부터 질문내용을 받아 완벽한 답변을 준비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베테랑인 차인태 진행자가 시나리오대로 질문할 것 같지 않아 별도로 예상 질문을 생각하고 이에 대한 답변도 준비했다.

 

대담이 진행되는 동안 진행자는 예상대로 시나리오에 없는 질문도 했다. 그러나 철저히 준비했기 때문에 전혀 막힘없이 대담을 할 수 있었다. 

 

대담이 끝날 무렵 진행자는 웃으면서 '회장님은 환경마크 제품만 구입하시냐고 물으면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하시겠지요?'라고 마무리하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나는 솔직하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라고 대답해 대담이 좀 길어지기도 했다. 

 

이왕 홍보차원에서 출연하였는데 나를 도와주려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했으면 깔끔하게 마무리되었을 텐데 고지식하게 대답하여 마무리가 매끄럽지 못하게 되어 아쉽다는 생각을 한동안 버리지 못했다.

 

 

 

그 후 K-TV의 정부정책을 알리는 1시간짜리 프로그램에도 출연하여 환경마크제도와 친환경상품 생산·구매의 필요성과 구체적인 내용을 알릴 수 있었다. 

 

당시 사회를 맡았던 모 대학의 교수는 독일에서 공부한 분이었는데 독일은 대체에너지 이용률도 높고 재활용제품 등 친환경 소비가 생활화 되어 있는 나라 중 하나다. 따라서 대담이 진행되며 사회자가 경험에 의한 보다 실천적인 친환경 소비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 제도보다는 자발적 참여에 의한 친환경 소비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친환경제품 생산과 소비는 공익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공익광고 아이템으로 선정되었으면 좋겠다고 판단해 당시 방송광고공사 간부로 있었던 지인에게 부탁하고 환경부 와도 협의했다. 그러나 환경 분야에 할당된 공익광고가 2편에 불과해 친환경제품이 채택될 가능성이 낮아 포기한 적이 있다.

 

그 후 친환경생활에 대한 인식도 변화돼 몇 년 전부터 그린카드 등이 공익광고로 방송되고 간혹 친환경제품에 대한프로그램이 제작되어 방송되는 것을 보면 반가우면서도 격세지감을 느끼곤 한다.

 

국내 환경인식 정립, 불과 10년

 

시민단체성격으로 출발, 이후 준정부기관으로 환경마크협회는 정부의 인증업무를 대행해주는 기관이면서도 제도의 보급 확대는 시민환경운동 차원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환경NGO의 성격도 갖추고 있어 이사회에 시민단체 대표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는 독특한 성격의 단체였다. 

 

또한 협회 회장은 순수한 민간 시민단체인 한국녹색구매네트워크(GPN)의 공동 대표로 되어 있어 GPN의 운영에도 깊이 관여해야 했다. 그러나 제도가 정착될수록 시민운동 차원에서의 역할은 점차 약화되고 정부의 정책의지와 법 제도적인 뒷받침이 중요성을 더하게 되어 시민사회 운동 차원에서 시작된 환경마크제도의 운영은 점점 준정부기관의 역할로 변화하게 된다.

 

 

 

한편 환경마크 인증 심사가 끝나면 신청인에게 인증 심사가 통과되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환경부장관 명의의 인증서를 우편으로 송부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간혹 신청자중 인증서를 전달받는 행사를 하고 싶다는 요청이 있어 직접 회사를 방문해 인증서를 수여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그 중 수원의 삼성전자에서 VCR 등 일부 생활가전제품에 인증서를 전달하는 행사가 기억에 남는다, 인증서를 수여하기 위해 해당 기업을 방문하는 것이 처음이었기에 신경을 많이 써 성대한(?) 인증서 수여행사를 치렀다.

 

행사 후 다과회가 준비되어 본부장·삼성전자 환경담당 상무 등에게 환경마크제도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를 질문했다. 그러자 당시 삼성전자는 일본의 SONY에 OEM방식으로 납품을 하고 있는데 번번히 SONY의 까다로운 제품환경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다가 기술개발 끝에 기준을 통과했고, 그 후 제품에 자신감을 갖고 국내 제도를 알아보니 환경마크제도가 있어 신청하게 됐다는 것이었다.

 

지금이야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만 불과 10여 년 전만해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인 삼성전자의 환경에 대한 고려가 일본 기업 수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경위야 어찌 되었든 삼성전자라는 대기업이 환경마크제도 인증을 받게된 것은 제도의 발전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인증서를 수여하는 행사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기업에서 환경마크를 소중하게 여긴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어서 그 후로도 삼성전자의 다른 사업본부의 제품에 대해 환경마크 인증을 했을 때 인증서를 수여하는 행사를 했다.

 

△ 초창기 환경마크(사진 왼쪽)와 최근의 환경마크(오른쪽)


불광동 청사와의 인연

 

해가 지나면서 환경마크제도가 정착되고 협회도 자리를 잡아갔지만 재정적으로는 여전히 어려운 상태여서 서초동에 있던 협회 사무실을 정리하고 군포시로 사무실을 이전한 후였다. 

 

업무가 확대돼 좀 더 넓은 사무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이전한 것이었지만 여전이 비좁아 비상근인 회장의 사무실을 마련한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따라서 간혹 언론에서 회장 인터뷰를 하자고 하면 학교 연구실에서 인터뷰를 하거나 다른 인터뷰장소를 구하느라 부산을 떨곤 했다. 더 큰 문제는 정부 업무를 대행하는 기관이 서울시내에서 너무 멀어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었다. 

 

다시 서울시내에 사무실을 마련하기로 하고 마땅한 곳을 찾던 중 마침 불광동 환경정책·평가연구원 건물에 있었던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 사무실이 이전하며 2층 공간이 비게 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환경부를 찾아가 이 공간에 협회가 이전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졸랐다. 

 

다행히 연구원장과 서로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져 2층 빈 공간을 사용할 수 있게 됐으며, 이전과 함께 회장실도 만들 수 있었다.

 

사실 협회 사무실을 수월하게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원장으로 있을 때 환경부 지원으로 어렵게 불광동에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청사를 마련한 것 때문인 영향도 있는 것 같다. 

 

또한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 사무실이 불광동에 위치하게 된 데에도 당시 위원으로 있었던 내가 일조를 하는 등 불광동 청사와 나와는 끈질긴 인연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다음에 계속)[환경미디어 온라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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