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국내 수소산업 성장 잠재력과 한계는?

궁극의 에너지 ‘수소’에 사활 건 그린뉴딜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10-19 11: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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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디어= 김명화 기자] 지난 9월 7일은 제1회 푸른 하늘의 날이었다. 그러나 태풍 하이선의 북상으로 푸른 하늘은 볼 수 없었고 흐린 가운데 비를 뿌렸다. 앞서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사상 초유의 54일 장마 이후 태풍이 연이어져 막대한 인명 및 재산피해가 났다. 앞으로 한반도에 ‘극한기후’ 같은 기상이변이 빈번해질 것이라는 기상청은 예측했다. 이러한 기상이변을 촉진하는 탄소배출 저감 현재 85%나 되는 화석연료(석유, 천연가스, 석유) 에너지의 의존력을 줄이는 게 관건이다. ‘탄소 중립(Net-zero·넷제로) 사회’를 지향하는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서 ‘수소산업’이 중요한 요소로 들어가 있는 이유다. 국내 수소산업의 현황과 함께 이어서 이에 부응한 지자체들의 움직임도 을 살펴본다.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태양열이나 풍력과 같은 지속 가능한 친환경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리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우리 정부도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까지 늘릴 계획을 지난 2017년 발표했다. 현재 풍력과 태양열의 전력 비중은 3%에 불과하고, 이를 포함한 전체 재생에너지 비중도 7% 수준이다. 전력의 3분의 2는 가스와 석탄으로 공급되고 있다.


알렉스 휘트워스(Alex Whitworth) 리서치 디렉터에 따르면 “2030년에는 새로운 발전용 태양광 및 육상 풍력은 석탄 화력보다 비용이 20% 더 낮아지고, 해상 풍력 및 유틸리티 규모 태양광 모두 가스 화력보다 저렴해질 것이다. 낮은 재생에너지 비용은 한국이 최종 사용자의 전력요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화석연료를 청정 전력으로 대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는 재생에너지가 가진 간헐성, 경직성, 지역 편차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이다. 즉 잉여전력 혹은 전력 부족이 필연적이므로 저장·운송이 필수이다. 이 과정에서 주목받게 된 것이 바로 수소 에너지다.


수소 에너지는 대규모 저장·운송이 용이한 2차 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하여 얻을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을 활용하면 재생에너지의 잉여 전력을 통해 수소를 생산·저장하였다가 소비지로 운송하여 연료전지를 통해 발전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가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고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전력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수소는 석유와 같이 채굴 가능한 1차 에너지가 아닌 에너지 캐리어(energy-carrier)로서, 갈탄·석유·천연가스 등 1차 에너지 또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부터 생산해야 한다.


다시 말해, 물질 안에 포함되어 있는 수소를 분자 형태로 변환시켜 끄집어내야 하는데 그 방법은 다양하다. 그동안은 정유공장에서 천연가스 안의 메탄과 수증기를 반응시키는 개질이라는 방법을 가장 많이 사용했다. 또 제철소에서 제철 연료로 이용되는 코크스를 만들기 위해 석탄에 열을 가할 때도 수소가 대량으로 발생한다.

정유산업의 탈황화 전략
현재 세계 5위의 수소 시장인 한국은 올해 수소 수요가 444만 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수요의 86%가량이 정유공장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정유산업의 탈황화 전략으로 수소의 주요 적용 분야가 되었기 때문이다. 정유공장에서는 대기질 문제로 인해 가솔린과 디젤에서 황과 다른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수소를 사용한다. 수소 공급은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현지에서 직접 생산되며, 상당히 많은 탄소가 배출된다.


우리나라는 여러 산업 분야를 비롯해 난방 및 모빌리티 분야에 수소 사용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경우, 생산량(수출 포함)을 현재 2,000대 미만에서 2022년까지 81만대, 2040년까지 62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한국 정부는 수소의 수입은 물론, 국내 생산도 계획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모빌리티 분야는 수소 수요가 가장 작은 시장으로, 2020년 전 세계 수소 수요의 0.1% 미만을 차지하고 있다. 수소충전소 네트워크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현재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수소 충전소의 활용률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이 부문은 2010년 이후 24배 이상 성장했지만, 수요에서는 매우 적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태양광 및 풍력 에너지도 전력 부문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20% 재생에너지 목표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풍력과 태양열의 전력 비중은 3%에 불과하고, 이를 포함한 전체 재생에너지 비중도 7% 수준이다. 전력의 3분의 2는 가스와 석탄으로 공급되고 있다.  

 

따라서 수소 에너지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연료전지, 수소 생산, 저장, 운송에 대한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리고 수소전기차가 그 기술발전의 첨병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가정용, 발전용 연료전지에 비해 수송용 연료전지의 기술 요구 수준이 높기 때문에 수소전기차에서 얻은 혁신 기술이 타 부문으로 이전되어 기술발전이 이뤄질 것이다. 또 수소 전기차 보급 확대는 수소 생산, 저장 운송 기술의 발전을 이끌어 전체 수소 에너지 산업 육성의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다.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
현재 수소는 부생수소를 공급 받는 방식이며 수소 판매가격은 약 8~9,000원/kg 수준이다. 정부는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향후 수소 가격을 2030년 4,000원/kg, 2040년 3,000원/kg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 가격은 수소생산비용과 운반비, 수소 충전소 운영비로 구성되며, 정부는 목표 달성을 위해 대규모 생산과 유통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수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수소는 기체나 액체 형태로 저장할 수 있고, 다른 화합물로도 변환하여 저장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수소사회’로 가려면 수소를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지역 또는 시기별로 편차가 심한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어떻게 보관하고 이동할 것인지가 최대 과제다.


현재는 고압 기체로 수소를 저장하는 방식이 가장 보편적인데, 압력이 800기압(bar) 정도까지 높아 폭발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수소를 극저온 액화하여 액체 수소를 저장하는 방식, 수소를 흡착할 수 있는 고체 물질에 저장하는 방식, 수소 기체를 유기화합물이나 무기화합물 등을 사용해 화학적 결합을 통해 상압·상온에 저장하고 추출하는 화학적 액상저장 방식 등에 신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여기에 수소연료전지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이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보다 전기를 장기간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고 방전 우려가 없는 장점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수소를 생산·저장·공급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필요한 에너지를 전부 수소로 대체하는 ‘수소 도시’ 사업도 함께 탄력을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경기도 안산과 울산, 전북 완주·전주, 삼척에 2022년까지 ‘수소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미래 재생에너지와 자동차산업 부각
수소 도시는 수소를 냉난방과 전기, 교통 등 도시를 움직이는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 특히 도시 내에서 수소의 생산과 저장, 이송, 활용이 모두 이뤄지는데, 한 마디로 ‘수소 생태계’를 갖춘 도시를 의미한다. 수소 도시로 선정된 세 곳은 현재 수소 기술을 도시에 접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수소 도시는 미래 재생에너지와 자동차 산업이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소는 단순히 자동차를 움직이고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소 생산과 운반, 저장·충전, 활용이라는 가치사슬이 형성돼 하나의 거대한 경제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수소차에는 기존의 내연기관차나 전기차와는 또 다른 소재나 부품·장치들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수소연료탱크의 주재료인 탄소섬유를 제조하는 기업들이 수소 경제의 수혜 기업으로 부상하거나, 수소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 관련 분야도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수소 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법’을 제정하는 등 여러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수소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수소전기차는 달릴 때 배출하는 것은 물뿐이므로 외부 공기를 흡수하여 정화하는 효과까지 있어서 친환경 미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또 내연기관만큼이나 유사한 수준의 주행거리 외에도 전기차 대비 충전시간이 짧으며 한 번의 충전으로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장점 등이 부각되고 있다.

수소에너지로 패러다임 전환한 기업들
국내 수소전기차를 주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연 50만 대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전기차 생산체계 구축을 위해 124개 부품 협력사와 연구개발 및 설비 확대에 총 7조60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에 성공한 이후 수소전기차의 대중화에 나선 현대차는 2017년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수소전기차 콘셉트카를 선보였고, 이후 차세대 수소전기차와 수소 사회의 일상을 엿보게 할 수소전기하우스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전기차는 수소가 탱크 외부로 새어 나오지 않는 내투과성, 차량 화재 발생 시 탱크가 폭발하지 않는 내화염성, 주행 중 충돌 사고 등에도 탱크가 안전한 내충격성 등 주요 안전항목 뿐 아니라 국내는 물론 유럽을 넘어 가장 가혹하다는 UN의 세계 통합 규격까지 만족시키고 있다.


한화는 2010년 태양광 사업에 일찌감치 진출, 태양광 모듈에서 태양광발전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계열사인 한화에너지는 충남 대산에 세계 첫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올해 6월부터 가동 중이다. 한화솔루션은 수소충전소용 탱크나 트럭용 수소탱크 공급 기술을 확보했고,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을 개발 중이다.


두산도 수소연료전지 제조와 풍력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데, 특히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맡은 두산퓨얼셀은 현재 98% 수준인 연료전지 국산화율을 100% 달성목표를 세웠다. 효성은 2022년까지 세계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건립, 전국 120곳에 액화수소 충전소를 짓는 등 액화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해 나갈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현재 국내 수소차 부품의 국산화율은 99%로 높으나 연료전지 스택, 수소저장 탱크 등의 주요 소재 부품은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그렇더라도 수소차 덕분에 전통 제조업에 새로운 변화의 쟁점이 된 것은 기정사실이다.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는 수소 에너지와 이 수소 에너지를 이용한 수소차는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이다. 수소차는 짧은 충전시간과 긴 주행거리를 자랑하고 있다. 또한,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만든다는 점에서 친환경 측면에서 '궁극의 미래 자동차'라고 불린다. 수소차는 환경 문제 면에서도 에너지효율 면에서도 자동차산업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기술인 것은 확실하지만, 수소에너지를 활용할 만한 기술적 한계 극복과 수소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이 숙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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