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숙제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건설 뒷이야기(3)

최종후보지 선정, 주민들의 찬성률 가장 높은 후보지로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4-06-09 17:28:12
  • 글자크기
  • -
  • +
  • 인쇄

초미세먼지, 기후변화, 자원순환 등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환경야사’를 통해 환경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일들의 뒷 이야기를 다루며, 환경분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취시키고자 한다. 이 달은 4~5월호에 이어 이상은 한국환경한림원 회장으로부터 방사성폐기물처분장 건설과 관련한 이야기를 듣는다. 

 

△ 이상은 한국환경한림원 회장
위원회에서는 최종후보지 결정 방법을 놓고 많은 토론을 벌였다. 결국 두 가지 절차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그 중 하나는 주민 투표를 먼저 실시, 주민수용성이 일정 수준 이상이되는 후보지에 대해 부지 안전성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 가장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후보지를 최종후보지로 확정하는 안 이었다.

 

다른 하나는 안전성평가 후 안전성이 일정 수준 이상이라고 판단되는 후보지를 대상으로 주민 투표를 실시, 주민 수용성이 가장 높은 후보지를 최종후보지로 확정하는 안 등 두 가지 절차였다.

 

즉 기술적 판단과 주민수용성 중 어느 것을 최종 판단 기준으로 할 것 인가였는데 국내 전문가들 뿐 아니라 방문했던 일본, 프랑스, 스웨덴의 방폐장 전문가들 모두 주민수용성을 최종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어서 주민투표 결과 찬성률이 가장 높은 후보지를 최종 후보지로 확정한다는 절차를 마련하게 됐다.

 

주민 투표결과 경주시가 89.5%, 군산시가 84.4%, 영덕군이 79.3% 그리고 포항시가 67.5%의 찬성률을 보여 결국 경주시 양남면 봉길리 일대가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다.

 

양남면 봉길리 일대가 찬성률이 높았던 이유는 원래 월성군에 속한 지역으로 월성원자력발전소가 위치한 지역이라 인구가 밀집된 구 경주시와는 거리가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본다면 영덕군의 신리도 최종후보지가 될 수 있었을 것인데 생태자연도 1등급이 넓게 분포된 이 지역이 후보지가 되었다면 그 결과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위원회 자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 경주시에 건설 중인 방폐장 조감도

 

 

방폐장 후보지 선정, 보람있지만 막대한 지원 효과 큰 것 아쉬워

모든 선정 절차와 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투명한 위원회 운영과 주민수용성을 근거로 최종후보지를 선정함으로서 19년간 끌어 온 방폐장 부지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최종 확정 후보지가 구 경주시보다 울산광역시 북구가 더 가깝기 때문에 울산광역시 북구 주민들의 의견을 들었어야 한다는 등 일부 이의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대체로 결과에 승복하는 분위기여서, 다음해 1월 산자부 고시로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49번지 일원 209만 8419㎡(63만 4772평)을방폐장 부지 예정구역으로 지정고시하게 된다.

 

위원회의 공식적인 활동이 끝난 후 총리 공관에서 관계부처 장관들과 위원들이 함께 하는 총리 초청 만찬이 마련되었다.

 

이 자리에서 당시 사용 후 핵연료를 원자력발전소 부지에 저장하고 있으나 곧 포화상태가 되기 때문에 고준위 폐기물인 사용 후 핵연료 중간저장시설에 대한 공론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논의가 많이 오갔다.

 

그때 서둘렀어도 부지 선정과 설계 및 건설기간을 고려할 때 시간이 촉박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런 논의가 없다가 작년에야 공론화 위원회가 출범하여 논의를 시작했으니 답답한 심정이다.

 

△ 월성 원자력환경관리센터(경주 방폐장) 착공식

 

 

또 만찬 자리에서는 주민들의 반대를 예상하면서도 유치를 신청한 다른 세 도시에 대한 보상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중론은 만약 세 도시에 대해 보상을 한다면 국책사업에 신청만 하면 보상을 한다는 선례가 될 수 있어 보상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나는 국책사업 중 방폐장 같은 혐오시설을 유치하겠다고 신청한 경우는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실 방폐장과 관련하여 가장 피해를 본 지자체는 부안인데 전북지역에 아무런 보상이 가지 않는다면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직접적인 보상은 하지 않지만 적절한 혜택을 주는 방안을 연구해 보자는 선에서 얘기를 마무리 했다.

 

부지선정위원회에 참여, 오랜 숙제를 푸는데 일익을 담당했다는 데에 큰 보람을 느끼지만 유치 지자체에 현금 3000억원 지원, 양성자가속기 시설 설치 그리고 한수원 본사 이전 등 막대한 규모의 당근이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순수 민간인들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누구의 간섭을 받지 않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정한 절차와 충분한 토의를 통해 주요 국책사업을 더 이상 표류하지 않고 진행시킬 수 있게 했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중요 국책사업의 계획 및 추진과정에서 참고할수 있는 소중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본다.

 

이상은 한국환경한림원 회장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