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건설폐기물 재활용 둘러싼 책임공방 속사정

건설폐기물재활용 의무조항 서둘러라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3-11-27 10: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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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복원공사가 시작되면서 청계천 건설폐기물재활용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건설폐기물 재활용책임을 모두 서울시와 재활용처리업체에 전가하는 강한 인상을 주기도 했지만 그러나, 문제의 본질에 대해 깊이 접근해보면 서울시와 재활용처리업체의 전적인 책임만도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폐기물의 정상처리를 위해 당초에 처리비를 톤당 3만 원 이상으로 잡았다가 발주방식을 분리발주에서 대기업을 끼운 공동도급방식으로 바꾸면서 폐기물처리비가 2만 원대로,다시 1만 원대로 하향조정 되는 등 폐기물 처리비 자체가 안정적이지 못한 채 들쭉날쭉 했던 문제점과, 건설폐기물 수집?운반 및 처리업체의 공간부족, 각계의 재활용인식에 대한 부족한 환경마인드, 여기에다 건설폐기물 리사이클 의무조항이 없는 느슨하고 미비한 제도의 문제 등이 빚어낸 합작품의 결과로 풀이할 수있다.
특히, 제도의 미비로 인해 서울시는 환경영향평가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했으며, 서울시민을 기만했다는 빌미의 단초를 제공하기에 이르러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따라서 건설폐기물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재활용을 의무화하는 제도보완부터 서둘러야 한다는 각계의 목소리가 나름대로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 편집자주 -

청계천고가도로와 복개천을 건설할 당시 한강모래와 자갈로 콘크리트를 타설했기 때문에 청계천복원공사 구간에서 나온 폐콘크리트를 잘게 부수어서 처리할 경우 강에서나 볼 수 있는 자갈과 모래가 나온다는 것이 일부 친환경론자들의 주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록 건설연한이 상당기간 지났다 하더라도 도로포장용은 물론 건설용으로도 얼마든지 사용 가능한 손색없는 품질을 지닌다는 게 이들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러한 친환경론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청계천복원공사를 관장하고 있는 건설안전본부의 시공담당 관계자에 따르면 청계천 건설폐기물에서는 토사가 별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친환경론자들의 주장을 무색케 하고 있어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건설폐기물에 대한 재활용 문제 또한 청계천 복원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A모 관계자에 따르면 청계천복원에서 철거된 건설폐기물은 중간처리업체에서 파쇄 후에 고철과 폐콘크리트를, 재생골재를 생산해서 전량 재활용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활용되고 있는 폐기물의 질 또한 건설당시 기존의 한강강작을 사용했기 때문에 골재생성이 아주 좋은 걸로 실험성적결과가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품질이 우수한 이유 때문에 서울시는 기회 있을 때마다 폐기물을 파쇄 선별 처리한 후 95%이상을 재활용하겠다고 밝혀온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지난 8월 20일 뉴스파일에서도 청계천의 건설폐기물이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90%이상 재활용되어서 새로운 건설현장에 투입되고 있다고 보도된 바 있으며, 서울시 건설안전본부 B모 과장에 따르면 청계천의 폐기물은 상당히 양질의 폐기물이기 때문에 약 95%이상의 재활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공공연하게 밝힌 바 있다.
또한 서울시 건설안전본부 C모 부장에 따르면 현재 중간처리에서 고도처리를 하고 있는 시설 같은 곳에서는 파쇄를 하여 레미콘 콘크리트용 골재까지도 재활용이 되는 데가 있고, 그 외에는 파쇄해 성토용 내지는 도로공사 시에 보조기층재 정도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재활용 계획으로 있다며 처리방법까지 상세히 설명한 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의 재활용계획서 자료에도 폐콘크리트 발생량 55만6천 톤 중 95.3%를 재활용한다고 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연 이런 재활용계획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의문이 들어 확인 취재결과 건설폐기물재활용을 둘러싼 문제는 어느 한곳의 일방적인 문제가 아니라 여러 곳에 걸쳐 다양한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종합적인 대책수립이 시급한 것으로 진단됐다.
청계천 폐콘크리트 처리를 맡은 인천시의 모 환경업체의 경우 청계천 폐콘크리트를 별도처리를 하지 않은 채 저질의 다른 폐기물과 혼합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혼합 처리되다 보니 건설용 골재로도 손색없이 재활용 할 수 있는 폐콘크리트가 이물질이 섞인 수준이하의 골재로 바뀌어 버리는 것이다.
이 업체의 대표 K모씨는 10여만 톤을 회사에서 반입해 자체 재활용 과정을 거치고, 또 회사자체의 석산에서 지하로 채석을 했기 때문에 지하를 그 지상레벨로 원상복구 하는데 복토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환경업체는 석산 개발로 생긴 90미터 깊이의 8만평이나 되는 구덩이에다 재활용하겠다던 청계천 폐콘크리트를 매립장에 잠정적으로 보관해두고 있는 형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P시에 소재한 또 다른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장의 경우도 역시 청계천에서 가져온 폐콘크리트를 이물질이 많이 함유된 다른 폐기물과 함께 섞어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애초부터 고급 골재로 재활용하기보다는 단순 파쇄를 통해 성토용으로 이용한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인데 배정 받은 물량도 무려 12만여 톤을 넘는 규모로 밝혀졌다.
이 환경업체의 P모 대표에 따르면 청계천에서 들어온 것은 순수한 폐콘크리트 위주로 들어오고, 다른 데서 들어오는 것은 건설현장에서 들어오는 건설폐기물로 말 그대로 거기에는 약간의 이물질이 포함된 그런 부분들이 들어오는데 다른 폐기물과 같이 섞어서 처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폐기물 재활용을 위한 서울의 모 처리장도 3만여 톤의 물량을 배정 받았지만 다른 저질의 폐기물과 혼합 처리하기는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혼합처리를 하다보면 아무리 좋은 폐콘크리트도 나무나 쇳조각 등 이물질이 섞여 나오기 마련이고, 이물질 함유량이 1%이상이면 재활용은커녕 매립지에다 버려야 한다는 것이 업체 대표의 불만 섞인 항변이다.
이러한 폐기물처리업체가 청계천복원 건설폐기물을 별도로 선별 처리하지 않고 다른 폐건설물과 혼합 처리하고 있는 가장 주된 이유는 하청단가의 하락 및 서울시의 재활용계획이 전무한 상태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취재결과 밝혀졌다.
환경부의 이성한 산업폐기물 과장은 “만약에 그 기준을 초과하는 폐기물을 공장용재나 이러한 성토재로 했을 때는 폐기물 관리법에 의해서 처벌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렇게 처리해놓은 건설폐기물은 말이 재활용이지 이것을 사다가 쓰는 곳은 거의 없는 실정이고 보면 아까운 처리비용만 낭비했을 따름이다.
건설폐기물공제조합 최신철 전무는 이렇게 혼합 처리된 폐기물은 현재 거의 기층재의 용도로 소진되고 있으나, 그나마 수요처가 적어 중간처리업계가 재생골재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난색을 표명했다. 또한 폐기물처리업체들이 지속적인 시설 및 자본투자로 재활용 폐기물의 품질이 향상되고는 있지만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쓰레기’라는 관련업계와 국민들의 인식부족이 가장 큰 벽이라고 강조하며, 각 지역별로 고부가가치 상품으로서의 활용도를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최전무는 이러한 난맥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향후 재생골재사용이 의무화돼야 한다”며, 현재 국회포럼추진위에서 이에 대한 법안이 계류되어 있는 상태로 조금 시일이 걸리기는 하겠지만 반드시 이 문제는 선결과제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임을 강조했다.
건설폐기물 처리기술이 뛰어나 사정이 훨씬 낫다는 경기도 K시에 소재한 D모 환경업체의 한 중간 처리장의 경우에도 청계천에서 가져온 건설폐기물을 파쇄해 분류하고, 몇 차례의 스크린과정을 거쳐 천연골재와 비슷한 5미리 이하와 5미리 이상의 KS규격에 맞는 건설용 골재를 9만여 톤의 배정물량으로 생산해 내고 있지만, 그러나 이렇게 정밀하게 처리된 골재조차도 서울시에서 되가져가서 쓰겠다는 계획이 전혀 없다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업체의 K모 대표는 서울시에서 다시 환원해서 쓰겠다는 계약서조차 받은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당연히 서울시에서 재활용하는 것하고는 거리가 멀다. K모 대표에 따르면 재생골재가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배출자가 배출하고 다음 사용까지 이 순환체계를 갖춰야 되는데 서울시 청계천 복원사업의 경우에 사용에 대해서는 미비한 점이 많이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야 어떻든 서울시가 건설폐기물을 리싸이클 할 계획이었다면 애초부터 청계천 폐콘크리트만을 별도로 선별 처리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청계천 건설폐기물을 별도 처리하는 업체는 단 한군데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결과론으로는 서울시는 중간처리업체에다 재활용을 떠맡긴 채 그 재활용을 빙자해 우수한 품질의 청계천 폐콘크리트를 저질의 폐기물과 섞어 쓰레기처럼 내다버린 꼴이 되고 말았다.
서울지역에서 발생하는 건설폐기물을 처리해왔던 한 중간처리장의 경우, 재활용을 위해 건설폐기물을 처리해왔으나 재활용이 되지 않으면서 쓰레기장으로 변해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오랫동안 방치돼온 폐기물더미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잡초 사이사이에는 처리되지 않은 폐 콘크리트가 그대로 나뒹굴고 있으며, 건설폐기물을 파쇄 처리하는 플랜트시설은 없어지고 그 자리엔 쓰레기 침출수가 흘러나와 제2 제3의 환경오염을 유발할 따름이다.
건설폐기물이 재활용되지 않은 채 이렇게 방치된 채 쌓여 가는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청계천 고가 철거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일반건설현장은 물론 서울시 등 지자체와 공공기관까지도 건설 폐기물의 재활용을 기피하는데 있다. 서울시의 경우 30억 원 이상의 처리비로 11개 중간처리업체를 통해 폐콘크리트를 처리하고 있지만 업체들의 의견을 종합해 판단해 볼 때 정작 리싸이클 할 계획은 애초부터 세우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서울시 건설안전본부 E모 부장에 따르면 양호한 건설폐자재는 파쇄를 비롯한 고도처리를 거쳐 콘크리트용으로 사용을 하고, 또 모래가 부족하기 때문에 모래까지도 분리를 해서 사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현재의 중간처리업체 시설규모로 볼 때 1∼2개 업체만 그런 시설을 갖추고 있고 나머지는 그런 시설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서울시는 중간처리업체가 입찰을 위해 낸 재활용계획을 마치 청계천복원공사장에서 폐콘크리트를 리사이클링 하는 것처럼 허위로 발표를 해온 것으로 밝혀져 충격의 수위를 더하고 있다.
철도청이 경의선 복원공사와 관련해 파주 문산에 건설하고 있는 전동차 차량기지 건설현장의 경우도 180만 세제곱미터의 매립용 토사가 필요하지만 전량을 10여 곳의 산에서 파온 토사로 대체 사용하고 있을 뿐 재활용 골재는 한 톨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재활용 토사를 쓰지 않는 것은 설계상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다. 그렇다고 품질상에 하자가 있다거나 문제가 확인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을 기피하는 또 다른 이유는 처리방법과 처리기술 부족으로 재활용 골재의 품질이 자연골재 등에 비해 현저히 낮은데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계천만 하더라도 11개 업체 가운데 아주 일부 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이 청계천 폐콘크리트만을 별도로 처리해 보관하지 않고, 많은 양의 이물질이 함유된 저질의 폐기물을 섞어 처리해 2, 3종의 골재를 생산하는 데 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낮은 품질의 재생골재로는 수요 창출을 기대한다는 것은 당연히 무리수가 따른다.
환경업체의 P모 대표는 사실상 현장에서 나오는 이러한 재활용 골재도 도로보조기층용 등으로 충분히 재활용될 수 있는 골재들이지만 도로건설 담당자들 내지는 해당 공무원들이 책임한계 등등이 애매 모호한 관계로 작용해 재활용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폐기물공제조합에서 양질의 재생골재를 생산해 내고 있다는 말과는 달리 전국의 200개가 넘는 건설폐기물처리장의 재생골재 대부분이 이처럼 상품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공짜로 준다고 해도 그나마 가져가는 곳이 많지 않아 문제다.
M모 환경업체 J모 부사장은 골재를 가져가겠다는 의향서를 받아본 적이 현재로서는 전혀 없고, 또 그런 제의가 들어온다고 하면 우리가 차로 실어다가 그냥 갖다 줘야 몇 대라도 받아주지 그렇지 않고는 아예 받지 않고 있다며 어려운 속내를 보였다. 재활용되는 골재를 돈을 주고 파는 일은 차치하고, 오히려 업체가 돈을 더 보태서 내보내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폐기물의 정상처리를 위해 당초에 처리비를 톤당 3만 원 이상으로 잡았다. 그러나 발주방식을 분리발주에서 대기업을 끼운 공동도급방식으로 바꾸면서 폐기물처리비는 2만 원대로 급전직하했다. 폐기물 처리비 자체가 이처럼 안정적이지 못한 채 들쭉날쭉 하는 것도 문제다.
발주방식이 분리발주에서 공동도급방식으로 바뀐 구체적인 이유는 서울시 환노위 국감자료에도 나와있다. 서울시 건설안전본부가 지난 2003년 2월 27일자로 환경부에 보낸 청계천복원 공사중 발생되는 건설폐기물처리관련 협조요청의 복원공사여건 및 협조요청사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청계천복원공사 현장은 상가들이 밀집되어 교통이 매우 혼잡한 도심지로서, 공사시행시 주변 교통처리 및 상인들의 영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공사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필요성이 있고,
둘째, 구조물철거공사는 철거되는 부재를 공사현장에 가 적치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철거되는 부재마다 즉시 현장에서 반출해야 하는 등 구조물철거와 폐기물운반·처리는 연속공정으로 이뤄져야 철거공정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으나, 철거와 반출 이원화시 건설업체와 폐기물처리업자간 유기적인 협조부족으로 원활한 공사추진이 곤란할 것으로 예측되며,
셋째, 폐기물처리에 의해 생산되는 재생골재를 건설업체로 하여금 최대한 청계천복원공사 현장에 재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며, 아울러 재생골재 수요부족으로 재생골재 적치시 폐기물처리가 지연될 우려가 있는 공동도급자인 건설업체의 타 공사현장 등에 재생골재의 적극적인 사용을 권장할 계획이며,
넷째, 또한 폐기물관리법령의 분리위탁 도입배경이 발주자와 폐기물처리업체가 직접계약, 적정 처리비용을 보장하여 폐기물의 불법처리를 근절코자하는 입법취지로 볼 때 폐기물처리와 공사를 공동도급(분담이행 방식)으로 발주하면 발주자와 폐기물처리업체가 직접 계약하는 효과가 있는 등 사실상 계약내용이 2개로 나뉘어져 동법의 입법취지에 부합된다고 판단되며,
다섯째, 계약목적 달성을 위한 시공업체와 폐기물처리업체간 공동책임하에 사업추진 등을 위하여 부득이 공동도급으로 시행하고자 하오니, 본 복원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배려하여 주면 감사하겠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와 관련, 환경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유야 어쨌든 청계천복원사업단이 구성되면서부터 건설안전본부에서는 분리발주를 못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애초부터 공동도급방식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딜레마가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 관계자는 분리발주를 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전제하고, 도저히 분리발주를 하지 못할 사항이면 지자체의 판단에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제도의 집행은 해당지자체인 서울시의 고유사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경부 관계자는 분리발주가 엄연히 폐기물관리법시행규칙에 들어가 있어 법적인 조항이 없더라도 이를 시행하지 않으면 감사원 감사에서 행정행위 잘못으로 인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폐기물관리법 제12조, 동시행규칙 제8조, 별표4의 규정에 따르면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기관이 건설폐기물의 처리를 위탁할 경우 시설공사와 분리하여 발주하도록 못박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와 같은 적법절차를 무시하고 업무를 추진해 관련업계의 반발은 물론 폐기물 적정처리를 둘러싼 갖가지 잡음을 낳고 있는 것이다.
청계천복원사업은 이명박 시장의 선거공약인 동시에 서울시정 4개년 계획의 20대 중점과제중 하나로 현시장의 최대역점사업이다. 자연과 인간중심의 도시환경조성과 문화유적의 보존·복원 등 역사도시 서울의 정체성 확보차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이다. 그러나, 무려 3,628억원의 거대한 사업비가 소요되면서 추진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당초 폐기물을 90% 이상 재활용하는 등 친환경적인 공사를 약속했지만 현행법을 위반하면서까지 폐기물 분리발주를 공동분담이행방식으로 발주했다. 총공사비의 경우에도 예산액의 94.8%에 대림, LG, 현대건설에서 낙찰을 받았는데 반해, 폐기물처리용역비용은 예산액대비 계약금액은 1, 2, 3공구별로 각각 63%, 53%, 51%로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계약단가 또한 고시된 건설폐기물성상별톤당처리단가의 38∼53% 정도에 불과한 실정으로 폐기물용역비용만 덤핑 수주되고 말았다.
무엇보다 분리발주 되었을 경우 예산액의 87.5% 정도에서 낙찰 받고 적격심사과정을 거쳐 선정된 처리업체가 적정처리를 할 수 있지만, 분담이행방식으로 진행된 결과 적정처리비의 1/2수준에도 못 미치는 단가로 계약함에 따라 적정처리가 사실상 물 건너간 셈이다.
건설폐기물 분리발주제도는 시행 3년째를 맞아 정착단계에 있고, 건설폐기물 적정처리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건설폐기물을 천연골재 대체자원으로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민간부문까지 확대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한 지난 2000년에 규제개혁위원회가 건설폐기물 재활용의 중요성을 인식, 건설폐기물의 적정처리와 재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실시를 권고한 바도 있으며, 서울시도 2003년 3월 20일자로 도시개발공사 등에 건설폐기물처리용역 분리발주 시행을 철저히 지켜달라는 내용으로 공문을 하달한 바 있기에 모범을 보여야 했을 서울시가 이를 어긴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폐기물처리업체의 진정한 고충이 무엇인지 그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기자는 서울시 외곽의 민가에서 1km가 넘는 한 종합환경업체를 찾아가 그 실상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서 직접 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서울시 외곽에 소재한 이 환경업체는 1일 10시간 기준으로 15톤 덤프트럭 200대 분량을 처리할 수 있는 꽤 규모가 큰 업체다. 그런데 이 회사의 대표는 청계천복원 건설폐기물을 1주일에 고작 5∼60톤 밖에 받지 못하다 보니 하청단가의 하락으로 운반비는 고사하고 인건비도 건질 수 없는 형편으로 그 건설폐기물을 별도로 처리할 수 없었다며 속사정을 밝혔다.
“건설폐기물을 별도로 처리하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공사를 관장하는 기관에서 재활용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리사이클시스템 없이 알아서 처리하라는 식이 되고 보니 저희들로서도 무슨 뾰족한 방법이 있습니까?”
건설폐기물을 재활용하면 성토재나 부산물로 충분한 활용가치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리사이클 제도가 미비하다 보니 막대한 시설투자를 하더라도 10억이나 1억이나 똑같은 입장이 되어 버렸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 업체의 대표는 순환골재의 리사이클은 관련부처와의 긴밀한 협의를 하던지 하여 정책적으로 재활용되어야 하는 게 마땅한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니 인력에다 아까운 예산만 낭비하는 꼴이 되었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또한 관급공사의 경우에는 재활용을 돕기 위해 처리업체에 충분한 시설을 위한 융자혜택을 주어야 하는 게 마땅하다고 그는 밝혔다.
청계천복원에 따른 건설폐기물의 원활한 재활용을 위해서는 원래 분리발주를 했어야 했는데 중간에 철거업체들로 인해 하도급형식으로 되어버리면서 본질이 왜곡 변형됐다고 이 업체의 대표는 밝혔다.
폐기물처리가 안고 있는 가장 큰 애로사항을 이 업체의 대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의무적인 리사이클 제도장치의 필요성을 비롯하여 지역의 님비현상, 인력난 등을 꼽아 환경업체 전반에 처한 힘든 사항을 한 마디로 대변해 주었다.
서울시 건설안전본부 E모 부장에 따르면 관에서 발주하는 공사는 분리발주를 하게 되어 있지만 그러나 분리 발주했을 때는 상당히 공정관리에 문제가 있어 분리발주가 아닌 공동도급을 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과 중간처리업체의 협의과정에서 처리비는 업체에 따라 다시 1만2천원에서 1만6천5백 원대로 뚝 떨어졌다. 특히 2공구의 경우 모 주관사 폐기물처리업체가 협력사에게 인사비 명목 등의 이유로 처리비의 20%를 요구하자 처리 자체를 아예 포기한 업체도 생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낮은 처리비는 경영악화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폐기물의 편법, 불법처리를 조장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건설폐기물의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처리기술과 품질의 향상 그리고 수요확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있어야 하겠고,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인 문제의 보완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청계천 건설폐기물의 재활용문제는 비단 공사의 발주문제를 비롯하여 중간처리업체의 엉터리 불법처리문제만이 아니다. 그 이전에 건설폐기물에 대한 관련법과 제도를 보완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이런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문제의 개연성을 언제든지 내포하고 있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서울시 건설안전본부 공사1부 시공 관계자는 “청계천 1공구의 경우 폐기물처리 3개사 수집·운반 4개사 등 총 7개사로 이들 업체들은 환경업체에서 알아주는 곳으로 고도처리 등을 통해 재활용의 품질향상을 꾀해 왔다”고 밝히고, 문제는 법과 제도가 보완되어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재활용문제의 책임을 일방적으로 서울시에 전가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건설안전본부 시공 관계자는 폐기물재활용문제를 서울시에 일방적으로 떠넘기는 문제와 관련, 청계천복원공사가 턴키방식으로 건설폐기물 재활용계획이 설계에도 잡혀있지만, 문제는 청계천 건설폐기물에 토사가 별반 없는 데다 22개에 이르는 폐기물처리 및 수집·운반회사에 대한 관리감독에 한계가 있으며, 설령 재활용단가가 비싸다고 하더라도 업체들의 열악한 환경문제로 청계천 건설폐기물을 별도로 처리할 장소가 없고, 또한 22개 업체에 나눠주다 보니 워낙 소량이라는 문제점도 기인하고 있다며 어려운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렇다면 재활용계획에 의거하여 특정업체를 선별해 몇몇 업체에만 건설폐기물을 주었으면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지 않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관계자는 그렇게 했을 경우에는 또 특정업체에 몰아주기식이 될게 뻔한데 추후 그 문제에 대한 책임공방이 불거질 수도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의 이성한 산업폐기물과장은 품질향상을 위해서 재생골재 생산시설에 대한 처리기준을 대폭 강화할 계획으로 있고, 아울러 수요처 확보를 위해서 현재 하수 처리장에 대해서 시범사업을 실시 중에 있는데 시범사업에서 재생골재의 안전성이 입증되면 재생골재 사용 의무화 비율을 제정해서 의무적으로 사용토록 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청계천 건설폐기물 리사이클과 관련, 재활용의 제도가 느슨한 점도 난맥상 가운데 하나다. 건설폐기물의 경우에는 적정처리가 리사이클과 바로 연계된다는 제도의 모순이 실질적인 재활용을 가로막는 제1차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문제인 것이다. 즉, 반드시 재활용을 하지 않으면 처벌을 받는다거나, 강력한 처벌에 준하는 독소조항이 있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건설폐기물관련법이 이러한 조항이 없다는 것이 재활용 활성화의 걸림돌이다. 따라서 현재 건설폐기물의 경우 전량을 중간처리업체에 위탁 처리하고 있는데, 재활용부문에 대해서는 리사이클된 건설폐기물이 어디에 쓰여지느냐에 따른 사용용도가 관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따라 환경부는 재생골재의 시범사업 추진을 통해 재생골재를 도로기층재를 비롯한 동상방지층, 건물구조용, 하수관거정비사업 등에 사용해보고 난 후 안전성이 충분히 인증될 경우에는 향후 재생골재의 의무화계획을 수립 실천해 나간다는 것이다.
또한 환경부는 재생골재수요처확보는 품질향상을 높이는 지름길로 중간처리업체의 시설설치기준도 강화해 나갈 계획으로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건교부를 비롯한 지자체 등의 긴밀한 협조아래 건설자재로 재생골재를 인정하고 수요처 확보 등의 측면에서도 협조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환경부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처럼 아직까지 재활용 제도가 느슨하고 미비하다 보니 건설폐기물 재활용문제는 개별 사업차원에서 다루기는 어렵고, 환경부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 청계천복원 추진본부 사업담당팀 관계자의 말이다.
청계천복원 추진본부 사업담당 관계자는 건설폐기물 리사이클은 적법한 처리방식과 재활용의 극대화방안이 관건으로 청계천복원 기본계획 수립과정에서 리사이클의 처리방법을 두고 고심 끝에 현실적으로 계획단계에서 검토가 이뤄지는 것이 한계로 부지여건 등 각종 제반사항이 미비하여 기본계획 수립과정부터 자체적인 재활용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지 못하고 고생만 했으며, 결국 위탁처리 할 수 밖에 없었다며, 당시의 고충을 솔직하게 전했다.
관계자는 또 건설폐기물 리사이클을 환경영향평가사항과 결부시키려는 외부적인 강한 시각에 대해서는 리사이클 문제는 환경영향평가와는 무관한 사항임을 재차 밝힌다고 강조했지만, 결국 제도의 미비로 환경영향평가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서울청계천복원공사와 관련하여 건설폐기물 재활용에 대한 책임소재의 공방이 가열되면서 우리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하나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건설폐기물에 대한 처리책임은 포괄적으로 볼 때 서울시 청소과의 소관이다.
그러나 청계천복원공사의 경우, 공사의 특수성상 사실은 서울시 청소과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서울시민 모두는 인식해야 한다. 청계천복원공사는 현재 청계천복원반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복원공사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는 서울시 건설안전본부에서 담당하고 있는 관계로 서울시 청소과와는 업무적인 관계가 별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기존 청소과와 복원팀이 공동체적 운영을 해야 했으나 제각기 운영되어 이 같은 일이 초래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의 자연에서 채취하는 골재는 한계에 도달했고 한강모래는 다시 대단위 준설을 하지 않고서는 어디서든 구하기 어렵다.
이같은 현실에서 환경부도 건설폐기물에 대한 법적 강구와 환경영향평가자체에서도 녹화사업이라는 친환경적인 건설이라는 점에서 그대로 방치했던 것이 사실이다.
결국 환경영향평가의 방관과 건설폐기물에 대한 법적 마련의 미비, 청소과와 복원추진팀의 업무적 유관의 미비 등이 결국 아까운 건설폐기물을 그대로 김포매립지에 매립해야 하는 현실에서 또 한번 총체적 질타를 면하기 어렵게 됐다.

청계천 폐콘크리트는 우수한 품질도 품질이지만, 청계천 복원사업이라는 대의명분으로 반드시 리싸이클 해야 한다는 역사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적 차원에서 건설폐기물 재활용 의무조항이 없다보니 서울시는 청계천 건설폐기물을 재활용한다는 말만 앞세운 채 폐기물처리 선택과정에서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서 청계천복원사업에 재사용 해야할 고품질의 청계천 폐건설물을 쓰레기로 처리했다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
서울시가 폐기물처리 선택과정에서 첫 단추를 잘못 끼우도록 한데에는 분명한 문제점이 있다. 그것은 관련공무원의 잘못도, 그렇다고 서울시와 폐기물처리업체의 잘못도 아니다. 그 이전에 건설폐기물 리사이클 의무조항이 없어 법과 제도가 미비했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간처리업자에게 재활용처리비용을 조금 더 주더라도 다른 건설폐기물과 혼합 재활용하는 것만은 막아야 했었다. 법과 제도의 미흡함을 그대로 방치한 채 정작 문제가 불거지자 그 책임소재를 서울시와 폐기물 처리업체로 몰아가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글·사진 / 이준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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