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폐공이 지하수 오염시켜

“국민의 생명줄인 지하수, 어느 덧…”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4-08-31 22:58:26
  • 글자크기
  • -
  • +
  • 인쇄

방치된 폐공·미흡한 관정 관리로 지하수 오염된다

올해도 어김없이 장마가 지나갔고, 폭우로 인한 일부의 침수피해가 서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매년 집중호우 등으로 인해 침수가 발생할 경우 해당 지역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 먹는 물을 비롯한 각종 생활용수이다.
국내 상수도 및 각종 용수에 대한 보급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여건이 열악한 지역 농촌의 경우 대부분 지하수 개발을 통해 생활 및 농업용수 등 실생활에 필요한 용수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만큼 일부 지역에 있어서는 지하수가 중요한 생명줄이나 다름없다.
보통 지하수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지표에서 깊은 암반에 이르기까지 직접 관정을 뚫어 물을 뽑아올려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관정을 통한 각종 오염물질 유입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하수 수질 유지 차원에서 이에 대한 지속적인 유지·관리가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지난 '93년 12월 지하수법을 제정하고, 이후 '97년, '99년, '01년 3차례에 걸친 개정안을 통한 꾸준한 관리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전국 곳곳에 분산되어 있는 지하수 관정을 파악해 쳬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이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건설교통부는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지하수 개발을 위해 뚫었다가 이용하지 않는 폐공을 찾기 위해 실시한‘2003 지하수폐공찾기운동’에서 1천3백여개의 방치·은닉된 지하수 폐공이 발견·처리대상이 되기도 했다.
당시 폐공을 신고한 사람들에게는 적은 금액이긴 하나 포상금까지 지급했을 만큼 지하수의 유지관리문제는 여전히 골칫거리로 여겨지고 있다. (참고로 건교부는 올해도 같은 기간동안 2004 지하수폐공찾기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물론, 폐공의 경우 일부는 적절한 시설개보수를 통해 급수정으로 활용하거나 지하수의 수위 및 수질관측정으로 사용하는 등으로 재활용하고는 있으나 이 또한 한시적으로 적절한 대안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지표오염방지시설, 보호조치에 불과
부식쪾해충번식 등 지하수 오염원으로 작용

현재 지하수개발·이용을 위한 관정은 크게 두가지 형태의 상부보호공(지표오염방지시설)으로 보호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상단부를 지표면 위로 30cm이상 높게 설치한 콘크리트맨홀 형태로 지표오염물질이 보호공 안으로 넘어들지 못하게 하는 것이며, 또다른 하나는 지상건축물을 설치하여 시설물보호와 함께 지표오염을 방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형태의 경우 관정에 대한 완벽한 밀폐식이 아니므로 분진, 매연, 중금속 등 대기오염물질과 각종 전염성 병원균에 노출될 수 밖에 없으며, 여름철에 장마, 태풍 등의 자연재해로 인한 수해지역에서 상부보호공이 침수되는 경우에는 지하수오염방지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
또한 특별한 재해가 아니더라도 지표이하로 매설되는 상부보호공은 습기가 많아 시설물이 부식되거나 해충이 번식하는 등 비위생적 공간으로 변질되기 쉬워 결국 외부의 지표수와 오염물질을 그대로 암반관정 내 지하수로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하게 된다. 오염방지시설이 오히려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주된 오염원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근본적 대안없는 조치는 미봉책에 불과
신기술개발 및 정부의 적극적 관심 필요

전국에 지하수공만 130만개에 육박한다고 설명하는 안근묵 전국지하수협회장(지하수119 대표)은 “'93년부터 지하수법이 제정·시행되고는 있으나 상부보호공(지표오염방지시설)의 경우에는 법제정 이전부터 자의적으로 설치해 오던 시설을 규격화하여 명시한 정도로, 해당시설이 관정으로 유입되는 지표오염물질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다고 보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한다.
그는 “인구 8만의 소도시 삼척시의 경우 지난 루사나 매미와 같은 태풍 때 지하수시설 수해복구비만도 연간 30억 정도가 투자됐다. 삼척시 외에도 여러 지역에서 수해 때마다 피해 지하수시설을 복구하는데만 상당한 액수의 예산이 지출되는 실정에서 현 수준의 시설관리 규정을 고집하는 것은 결국 반복적인 국가예산 낭비로 이어진다”고 꼬집었다.
결국, 현행법에 명시된 상부보호공의 경우 외부의 물리적 충격으로부터 지하수이용시설을 보호하는 기능은 수행할 수 있으나 지표오염방지시설로의 역할 수행에 있어서는 크게 부족하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이는 현재 시공된 대다수의 시설들이 평상시에도 오염공간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수해로 인해 상부보호공이 침수되면 흙, 뻘이나 오염물질이 관정에 차게 되어 지하수오염은 물론, 수중펌프 등 양수시설을 훼손시켜 지하수를 사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지표오염물질이 관정으로 유입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없다는 얘기다.
“지하수 관정은 한번 침수되면 양수시설물 정비와 수질개선을 위해 천만원에 이르는 복구비용이 낭비되면서도 수질개선효과를 100%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문제다.
특히 지표오염물질에 쉽게 노출되어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다보니 지하수관정의 경우 지자체에서도 2∼3년에 한번은 세정작업을 하게 되는데 이 때 드는 비용만 2∼3백만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안 회장은 이야기한다.
그는 덧붙여 “이와 같은 현실은 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가 관할지역 지하수이용시설의 유지·관리에 소극적이고, 골치 아파할 수 밖에 없게 하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오염방지시설의 구조개선이나 보강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예컨데 농림부의 경우 농어촌용수개발 10개년 계획을 세워 지난 '93년부터 오는 '05년까지 천문학적 예산을 투자하고 있으나 사업초기에 개발되어 이용중이던 많은 시설이 이미 부대시설의 훼손이나 수질오염 등으로 방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량확보 문제로 많은 지하수관정이 저지대에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위에 관정과 양수시설을 보호를 위한 지상건축형 상부보호공을 설치한 후 지역주민에게 이관해도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안 회장.
“저지대와 같은 불안정한 장소에 위치한 시설은 우선, 유지·관리가 어렵고, 홍수 등으로 해당시설이 침수될 경우 수질오염으로 지하수사용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이럴 경우 주민들은 직접 돈을 들이기보다 지자체에서 처리해주기만을 기다리게 된다”
결국 예산이 여의치 않는 지자체는 해당 시설을 방치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게 그의 설명이다.
안 회장은 “이제는 지하수개발이후 시설의 유지·관리를 하지 않고도, 또는 홍수 등으로 관정이 침수되어도 양수시설물 훼손과 지하수오염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지하수개발·이용시설 구조의 혁신적 개발이 시급한 시점에 와 있다”고 지적하고, “늦은 감이 없진 않으나 업계에서는 이를 위한 신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매진해야 하며, 정부도 지하수오염방지정책의 일환에서 관련시설에 대한 관리는 물론, 이와 같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등 좀 더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지하수119 대표인 안근묵 전국지하수협회장은 환경부인정 국내최초 밀폐식기술인 지하수공상부오염방지장치「크린캡」의 개발로 본지 환경미디어 2004년 2월에 소개된 바 있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