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실한 탄소중립정책 대폭 수정 아니면 폐기하는 것이 환경에 이롭다!

글.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생명환경공학과 교수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06-23 10: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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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생명환경공학과 교수

 

무능한 정부가 준비한 부실한 정책이 온 국토를 회복 불가능하게 망가뜨리고 공무원은 물론 순진한 연구자들까지 거짓말쟁이로 만들어가고 있다. 섣부르게 발표한 탄소중립정책 이야기다.

 

탄소중립이란 여러 가지 인간 활동으로 발생하는 탄소량과 우리의 생활환경 주변에 존재하는 자연의 탄소흡수 능력이 같아 대기 중에 탄소를 남기지 않는다는 의미다. 빠르게 진행되는 기후변화를 억제하기 위한 지구인으로서의 결단이고 약속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계획이 체계적으로 준비되어 소위 정책이라는 이름을 갖추려면 현재 7억 톤을 상회하는 탄소발생량을 어떻게 줄이고, 현재 4,000만톤 남짓한 흡수량을 어떻게 늘려 양자 사이의 균형을 이룰 것인가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체계적으로 준비했어야 했다. 가령, 현재 우리가 확보 가능한 자연에너지 용량은 얼마이고, 향후 그 중 어떤 에너지를 얼마만큼 준비하여 지금의 화석에너지를 대체하여 탄소발생량을 줄일 것인가? 에너지 이용효율을 어디에서 어떻게 높여 탄소발생량을 줄일 것인가? 또 발생한 탄소를 어떤 기술로 얼마나 불활성화시켜 탄소발생량을 줄일 것인가? 나아가 발생한 탄소를 어떤 생태적 기능을 활용하여 얼마나 흡수·제거할 것인가? 를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두고 체계적으로 제시했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내용은 과학적 근거는 물론 체계도 갖추어지지 않고 구체성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정부 각 부처는 ‘탄소중립’ 팔아 눈먼 돈 잡아가기 급급해 급조된 하책을 남발하고 그러는 사이에 산림이 망가지고, 농경지가 사라지며 가뜩이나 부족한 습지는 태양광 발전소로 변모해가고 있다. 그 사이 한강하구에 자리 잡은 장항습지가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우리의 이런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얼마나 우습게 보였으면 국제사회는 우리에게 환경문제 해결에 진실하고 성실한 동참을 요구하는 것 아닌가 싶다.

 

필자는 생태학 전공자로서 산림청이 발표한 탄소흡수원 확보 문제를 짚어 보겠다. 숲은 큰 나무와 작은 나무는 물론 풀도 함께 어울려 있고, 다양한 동물과 미생물도 함께 그들과 어울리며 토양을 바탕으로 삼고 주변 대기와 소통하는 생태계이다. 이러한 숲은 탄소의 흡수원이자 저장고이다. 숲을 이루는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자신의 몸에 탄소를 저장한다. 자신이 가진 몸무게의 절반정도가 탄소로 이루어진다. 산림에는 식물 외에 직·간접적으로 식물을 돕는 동물과 미생물도 함께 살아가고 있어 식물이 광합성으로 고정하는 탄소량과 식물 자신과 그들이 부양하는 동물과 미생물이 호흡으로 내놓는 탄소량을 가감 계산하여야 숲의 탄소흡수량이 된다. 어린 숲은 생장이 빨라 광합성량이 많고 부양하는 동물과 미생물은 적기 때문에 그들의 호흡량이 적어 탄소흡수량이 많다. 그러나 식물량이 크지 않으니 탄소저장량은 많지 않다. 나이가 든 숲은 생장이 느리고 부양하는 동물과 미생물이 많아 탄소흡수량은 적지만 식물량이 커 탄소저장량이 많다. 따라서 나이 든 숲을 베어내면 저장된 탄소가 분해되어 탄소를 유리시키기 때문에 그 숲을 어린 나무로 바꾸어 늘린 흡수량을 상쇄한다. 그러니 나이 든 숲을 어린 숲으로 바꿔 탄소흡수량을 늘리겠다는 산림청의 계획은 이러한 고찰이 부족해 보인다 (그림 1 참고).

 

▲ 그림 1. 숲의 발달단계에 따른 총광합성량 (PG), 순생산량 (PN), 호흡량 (R) 및 생물량 (B)의 변화 <제공=이창석 교수>


더구나 국제사회에서 흡수원으로 인정받으려면 계속하여 관리된 인공 숲이어야 하고, 이전의 숲과 비교하여 늘어난 양만 흡수량으로 인정된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온 산의 숲을 베어내 관리된 숲이 아니기에 그 조건을 충족시키기 못하고 있다. 더구나 기존 숲의 흡수량에 대한 평가도 이루어지지 않아 그 차이를 산출하여 흡수원으로 요구할 수도 없다. 또 국제사회는 인위적으로 관리되지 않은 자연림은 생물다양성 보존 측면의 중요성을 인정하여 지속적 보존을 요구하고 있다.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 지켜야 할 숲을 망가뜨려 다시 한번 국제 사회의 조롱거리가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오래된 숲에 대한 개념도 부족해 보인다. 그들이 노령림으로 일컫는 숲은 소위 old growth 또는 old growth forest로서 원시림 또는 천이 후기 단계의 자연성이 높은 숲으로서 국제사회에서는 보존 (conservation)이 아니라 더 강력한 보전 (preservation)이 요구되는 숲이다 (사진 1 참고). 이런 숲을 탄소흡수원으로 개발하였다면 정말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다. 게다가 그런 숲을 망가뜨리고 국제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 중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외래종을 일부러 도입하여 탄소흡수원으로 삼겠다는 생각은 적어도 수십 년을 후퇴한 시대에 한참 뒤진 낡은 계획이다.

 

▲ 사진 1. 천이 후기단계 숲의 모습 <제공=이창석 교수>

 

필자는 1960년대와 1970년대 우리 국민이 피와 땀으로 가꾼 아까시나무 조림지와 리기다소나무 조림지의 성립과 발달과정을 생태적으로 분석하여 이들 조림수종이 선구종으로 제 역할을 다하며 우리나라에 자연림이 성립할 토대를 마련하고 이제 자연림에게 그 역할을 이양해주고 있다는 내용을 국제 저널에 발표해 왔다 (사진 2 참고).

 

▲ 사진 2. 숲 바닥에 자생종을 키워 보유하고 자연림으로 전환될 준비를 하고 있는 리기다소나무 조림지의 모습. 리기다소나무가 늙어 이산화탄소 흡수능력이 떨어져도 숲 바닥에 정착한 자생종들이 대신 흡수능력을 키워 산림청 발표처럼 이산화탄소 흡수능력이 감소하지 않는다. <제공=이창석 교수>

 

지금 이처럼 어렵게 지위를 되찾은 자연림이 시대에 어울리지 않게 외래종을 도입하여 다시 인공림으로 돌아가고 있다. 필자는 어릴 때 어른들과 함께 조림사업에 동참한 경험이 있기에 정말 자랑스럽게 앞서 언급한 연구를 수행하여 그 결과를 국제사회에 발표하였다. 그러나 지금 이 부끄러운 작업을 결과로 담으려니 우선 용기가 나지 않고 정말 수준 낮은 작업이다 보니 국제저널에서는 그것을 연구성과로 받아주지도 않을 것 같다.


이런 시대에 뒤떨어진 하책을 시행하고 있는 정부 당국의 대오 각성과 함께 그 작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기성세대의 일원으로서 미래세대에게 짓는 죄의 무거움에 고개를 들 수조차 없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듯싶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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